그리스의 5월 1일 : 프로토마이아
오늘은 5월의 첫날! 프로토마이아! 그리스인들이 봄을 축하하는 날이에요. 5월은 그리스의 봄의 절정에 이르러, 갖가지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어나서 산마다 들마다 천상의 화원을 이루어요. 싱그러운 풀빛 캔버스에 오색 물감을 흩뿌려 놓은 것처럼 알록달록 빛이 납니다. 그러한 5월의 시작을 그리스인들은 ‘프로토마이아 (Πρωτομαγιά)’ 라고 하고, 전통적으로 이 날을 축하하고 봄을 환영해왔어요.
야생 봄꽃으로 화환을 만들어 집 앞에 걸어 놓는 그리스 풍습
프로토마이아에 봄을 기념하는 그리스 고유의 풍습이 있는데요. 그건 바로, 산과 들에 자라난 야생 봄꽃을 모아 화환을 만들어 집 앞에 장식하는 것이에요. 고대부터 전해 내려온 이 5월 1일 화환 만들기 풍습은 오늘날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5월 1일은 그리스의 공휴일 (노동절, 메이 데이) 이기도 해서, 이날 가족, 연인과 함께 야외로 소풍을 가거나 휴가를 떠나는 그리스인들이 많아요. 사랑하는 이와 함께 산길과 들판에서 거닐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들판에서 야생화를 몇 송이 모아서 집으로 가져가요. 그 야생화들을 동그랗게 엮어 고리 모양의 화환을 만들고 집의 대문 앞이나 발코니 바깥쪽에 걸어 놓습니다.
봄꽃으로 집의 입구를 장식하는 그리스의 프로토마이아 (5월 1일) 전통엔 봄의 싱그러운 기운이 집 안으로 들어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어요. 때때로 꽃과 함께 마늘이나 가시 식물을 섞어 화환을 만드는 그리스 사람들도 있는데요. 마늘과 가시가 나쁜 기운이 집 안으로 들어오는 걸 막아줄 거라는 믿음이 담겨 있다고 해요.
이렇게 5월 1일에 만들어진 화환은 6월 23일까지 집의 입구를 장식하고요. 6월 23일 저녁 (Saint John’s Eve) 이 되면 그리스 사람들은 그 화환을 불태워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흥미로운 풍습이지요?
오늘 우리집에도 프로토마이아 화환을 만들어 걸었어요. 낮에 산책하면서 모은 야생화 몇 송이 노란뿔양귀비, 쑥갓꽃, 분홍 장구채, 보라색 에키움… 엮어 동그란 고리를 만드는 동안 어쩐지 마음도 둥글둥글. 완성한 화환을 집의 입구에 걸어 놓았더니, 지나가던 이웃들이 그걸 보고 반갑게 한마디씩 인사를 건네네요.
“브라보!”
“칼로 미나” (Καλό μήνα = 좋은 한 달 보내라는 인사말. 매달 초 그리스인들이 서로 건네는 인사말이에요.)”
봄을 축하하는 오늘. 5월 1일 프로토마이아. 이 글을 읽는 당신의 5월이 향긋하고 알록달록하기를 바랍니다~ 칼로 미나!
p.s. 만약 5월에 그리스 여행을 한다면, 마을이나 도시에서 현지인 집의 대문과 발코니 입구를 눈여겨보세요. 서로 다른 개성이 담긴 화환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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